[기사] 2003년 '교회와 신앙'에 실린 예마본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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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조회수670 작성일2021.05.27본문
18년 전, 2003년 10월 22일 '교회와 신앙'
좋은 음악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신비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멋진 목소리까지 첨가된다면 그 감동은 배가 된다. 음악에 복음을 실은 찬양도 예외는 아니다. 때론 명설교 한 편보다 찬양 한 곡이 비신자들의 마음속에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한다.
‘예수님의 마음을 본받는 자’라는 뜻의 ‘예마본’은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고용수) 교회음악과 성악전공 학생 13명으로 구성된 선교 중창단이다. 기존의 찬양집회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이들의 클래식한 찬양은 듣는 이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에 더 깊이 빠져들게 한다.
예마본 태동의 숨은 주역은 장신대 이명신 교수(성악)다. 1987년부터 해외에 있는 교회를 순회하며 성가 독창회 등을 열었던 이 교수는 어느 날 혼자만 다닐 것이 아니라 제자들과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속에서는 “언제까지 노래하는 기술만 가르칠 것이냐. 끝까지 찬양으로 헌신하는 사람을 키워야 하지 않느냐”는 하나님의 음성도 들렸다. 망설일 것 없이 이 교수는 자신과 함께 할 학생들을 모았고 그렇게 10명의 학생으로 예마본이 시작됐다.
1997년 이후 지난 6년 동안 예마본은 미국, 캐나다, 일본, 태국 등 해외 여러 교회에서 공연했다. 거쳐간 학생만도 100여 명을 헤아릴 정도다. 이 교수가 이들에게 강조한 것은 자신에게 좋은 달란트를 주신 예수님의 마음을 잃지 말자는 것이었다. 이 때문인지 현재 예마본 출신으로 해외에 나가 찬양 선교사로 헌신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 교수는 예마본을 거쳐간 많은 학생들을 떠올리며 하나님 앞에 ‘조용한 헌신’을 한 사람들이라고 회상했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예마본에 들어와 조건 없이 헌신했습니다. 각자가 성악적으로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공연을 준비하는 순간만큼은 서로 섬기는 입장으로 돌아갑니다.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특히 이 교수는 학생들이 공연을 준비하면서 영적으로 더욱 성숙해짐을 많이 느꼈다고 한다.
“공연을 위해 릴레이 금식을 하거나 중보기도를 통해 단단히 무장을 합니다. 특히 준비된 교회를 가면 오히려 학생들이 하나님 앞에 깨집니다. 은혜를 전하러 갔다가 은혜를 받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선교활동 초기부터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면 대형교회보다는 100명 이하의 소규모 교회 공연을 우선적으로 한다는 것이다.
“대형교회의 집회는 보이기 위한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작더라도 성도들과 얼굴을 맞대며 찬양을 교감할 수 있는 곳이 더욱 좋습니다. 이런 곳에서 더욱 큰 은혜가 넘치거든요.”
예마본의 가장 큰 특징은 스스로 준비한다는 것이다. 선교비도 자비량을 원칙으로 한다. 선교지에 부담을 주지 말자는 이 교수의 원칙 때문에 학생들은 아르바이트 등으로 경비를 마련하고 있다. 또 이 교수가 연습에 관여하거나 지도하지도 않는다. 처음에 학생들 스스로 모였듯이 지금도 리더가 중심이 되도록 한다. 이 또한 예마본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이 교수의 복안이다.
“전 길잡이에 불과합니다. 잘못된 길로 가지 못하도록 잡아주고, 사역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장소만 선택할 뿐입니다. 내년 겨울에는 일본을, 그리고 여름에는 미국 동부 지역에서 공연할 계획입니다.”
예마본의 사역은 주로 방학기간을 이용해 이뤄졌지만 올해부터는 학기 중에도 선교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우선적으로 개척교회에서의 공연을 준비하고 있으며 11월 중에는 서울역 광장과 가리봉동 등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한 거리공연도 펼칠 예정이다.
리더 빈태국 씨(성악과 3)는 “한 영혼이라도 우리의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며 “길거리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면서 전도하는 사람이 은혜 받는 것처럼 우리들도 찬양을 하면서 더욱 큰 은혜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예마본을 통해 하나님 앞에 헌신된 찬양 사역자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